연태 고량주

혼자서 연태 고량주를 먹는 밤
가게엔 양꼬치 집 사장님과 나 뿐
대화는
오늘은 왜 혼자왔어요, 와
양갈비 두 개 주세요, 뿐
혼자와서 두 사람 치를 먹는 게 서럽진 않다
이 집에서는 후식으로 물만두도 먹어야 한다
파인애플 향이 식도를 파고든다
사탕수수를 먹어보진 못했지만 사탕수수 향인지도 모른다
사실 이 술은 수수로 만든다
사실 자세히 모른다
모든 일의 유래를 몰라도 그냥 사는 게 삶이다
인간이 돌도끼를 던질때부터 그랬을거라고 위안 삼는다
유래도 모르지만 투명한 술병이 예뻐서 그냥 먹는다
소 중 대 중에 중자 병이 예쁘다
예쁜걸 좋아하는 것도 원래 그런 일이다
연태땅이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른다
간도, 연해주가 어딘지 모르는 것과 같다
혼자 마셔도 술병이 빈다
술의 순리가 살아가는 순리
갈비를 뜯을 때 물만두를 시키고
이것도 살아가는 순리
그냥 마시자
한 병 더 마시자
아무말 없이
아무말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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