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을 먹다

해장도 아닌데
혼자서 짬뽕을 먹는다
물과 단무지가 셀프다
조리마저 셀프인 세상에 곧 올 것 같다
짬뽕,
썪였단 뜻이고 썩은 건 아니다
당근양파돼지고기오징어조갯살고춧가루가 국물에 섞여있다
띵동띵동 배달접수 소리 이어지고
홀에는 나와 파리와 짬뽕 그릇 뿐이다
파리를 애써 쫓지 않는다
다들 먹고 살자고 애쓴다
단무지는 너무 짜서 두 개만 먹고 만다
대부분의 삶에는 짠내가 나고
알고보면 짜장면도 단맛보다 짠맛이다
건더기를 다 먹고 국물을 한 모금 들이킨다
재료맛이 안나고 맵고 짜기만 하다
다음엔 오지 말아야겠다
그래도 국물을 한 모금 더 먹는다
짬뽕 곱빼기 만 원, 세월이 그러하지만 비싸단 생각이 들고
삶에도 입안에도 맵고 짠내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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