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과 바다

통장을 보고 좁아졌던 마음이
바다를 보니 넓어진다
생활의 빚은 어쩌지 못해도
마음의 빚은 파도가 부숴준다 포말로
수평선에 시선의 끝이 닿는 것으로
마음 옥죄는 일들 훌훌 털어내고
증발해 날아가버릴 것 같다
친구는 아니라 했지만
나는 안다
망가진 잘못은 내게 있다는 걸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모래 장난을 한다
나는 뒷걸음질로 바다를 본다
조금씩 멀어지는 건 나 뿐이고
청년들도 바다도 그 자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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