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물에 잠긴 징검다리에서 아이가 실종되고
사람들은 빗속에서 아이 이름을 불렀다
새들은 다리 아래 숨어서 울었고
어떤 물고기들은 다리 위에서 살고자 펄떡 거렸다
아이는 집에 있었고
머리 위 창문을 흐르는 비를 바라보며
밤새 혼자 엄마를 기다렸다
아이는 울지 않았다
엄마는 아이를 모질게 때렸다
사람들은 안도했고 아이는 울지 않았다
엄마는 아이에게 라면을 끓여줬고
집에는 쌀이 없었다
다음 태풍에 동네는 비에 잠겼다
엄마는 울었고 아이는 울지 않았다
올림픽도 시위대도 없었던 잊혀진 그 여름의 끝에
물이 빠져 갈비뼈처럼 앙상하게 드러난 징검다리 주변에서
아이들은 개구리를 죽이며 놀았고
나는 끝내 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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