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밤

강 건너
시작하는 연둣빛 버드나무 이파리 뒤로
붉은 꼬치구이 술집 간판 보인다
징검 다릴 건너 그곳에 가서
오래된 주인 아주머닐 만날까
바다쪽으로 내리 걸으면 그리운 집인데
정작 내 발걸음은 강물을 역행하고
무심코 들여다본 강물엔 흔한 내가 흔들린다
미풍에 실려 바람의 끝에 닿고
그곳에서 또 다른 바람에 실려 가기를 반복하면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모든게 거짓이었던 것처럼
꿈이었던 것처럼
마치 아무일도 없았던 것처럼
운동화 위에 작은 나뭇잎 하나 떨어지고
빌걸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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