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그는 대학 졸업 후에 바로 공기업에 입사했고
게임, 영화, 사진 같은 취미가 유행따라 있었고 
중산층 소리를 듣고 살았다
스스로 이 정도면 잘 사는 거라고 생각했으나 
46살이 되던 해에 심정지로 죽었다
장례식장엔 직장 동료와 친구들이 많았다
갑자기 그럴 수 있는 나이라고 얘기하며 국밥을 먹은 친구들 중에 둘이 같은 해에 죽었다
아내와 두 딸, 약간의 재산 혹은 대출과 사망 보험금이 남았다
그의 이름이 들어간 통장과 주식잔고는 정리됐지만
이메일과 SNS 계정은 여전히 살아 있다
그가 없이도 세상은 실체로 굴러가고 
그의 이름은 실체도 없이 세상에 뒤섞여 있다
잊혀진 후에도
 

 

> 갑자기 죽는 일을 자주 생각한다.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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