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출장

기차가 한 번씩 정차한 다음이면 열차안을 돌아다니며 무언가를 체크하는 승무원
청량리 역 백화점 냉면집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지나치게 친절한 종업원
코엑스 건물 옆 흡연 공간에서 재떨이를 치우는 사람
다들 갈 곳이 있어보이는 지하철 안의 사람들
골다공증 주사를 맞고 무릎에 물까지 뺀 아픈 엄마
엄마랑 함께 먹는 코다리 조림의 코다리가 내 앞까지 온 경로나 과정
왜 서울까지 출장을 왔는지도 잊어버리고
가족모임을 하고 기차를 타고 돌아오는 내내
도무지 세상이 돌아가는 일에 전혀 기여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
담배를 피우고 술만 마시며 살아도
이웃 나라에 전쟁이 나고 여전히 일터에서 사람들이 죽어도
세상은 어긋나지 않고 돌아가니 괜찮은걸까
아무일 없이 집에 돌아오니
문득 지겹다는 생각이 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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