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춤

하얀 나비 한 마리 눈 앞을 지나갔다
숲속을 산책중이었다
여름으로 가는 시작의 숲에서
꽃 이름을 딴 껌 냄새가 올라왔다
무심결에 손을 뻗었고
나비는 내 손아귀에서 부서졌다
다른 손을 뻗을수도 있었는데,
슬퍼서 잠깐 울었다
그때 바람이 불었고
나무들이 떨었다
나비를 쥔 손이 펴지질 않았고
나비들이 내게 몰려들었다
온 몸에 달큰한 향기가 번졌다
무섭고 기분좋았다
꽃으로만 꽃으로만
나비들과 함께 자고 일어나며 세월을 보냈다
밤새 찬바람이 불었던 날
어느 나무 아래서 눈을 떴다
손 안의 나비도
날 덮어주던 나비들도 떠났다
서러워서 조금 울었다

-> 동화로 쓸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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