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구이를 먹다 - 임연수 -

임연수를 굽는다
해산물의 원산지를 읽으러 간 마트에서 값이 싸서 샀다
누군가에 의해 먹기좋게 손질되고
플라스틱 포장에 랩을 씌우고 원산지와 가격까지 붙인
러시아산 해동 임연수 소금은 국내산
중반부로 향해가는 21세기의 증명일 뿐이니
가격표를 보고 오늘 아침 9시에 해동했다는 사실까지 알 수 있다는 사실에
절망하진 말자
임연수는 이면수 어느 동네에서는 새치라고도 부르고
먹을때마다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가끔은 생각나기도 하는 연수는 옛 애인의 이름
러시아에서는 형편이 어려워 못 사 먹는 사람도 있을
임연수 네 덩어리를 아내랑 맛있게 먹는다
삼 천원 어치 죄책감이 사라진 접시엔
약간 탄 지느러미와 뼈,
통칭 비린내라고 하는 생선 냄새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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