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고기를 먹다

강원도 강릉
마포라는 간판이 붙은 고깃집
육식은 세계 공통
뉴욕이면 어떻고 모스카우면 어떤가
맛있다고 소문난 집에 와서
주먹 모듬을 시킨다
주먹고기란 말도 뒷고기란 말도 모듬이란 말도
이상하게 정이가는 말이다
숯불이 들어오고
돼지 껍데기도 구워주는 정성
고기를 구워주는 사장님은 무슨죈가 생각하지만
빛인지 어둠인지 모를 인생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대접받고 싶다
사장님은 테이블 사이를 오가느라 바쁘고
테이블마다 솓구치는 소줏잔이 바쁘다
술 사주면 형이라는데
항상 술을 사주는 형이랑
그래서 나이로도 형이지만 항상 형인 사람과
두 시간 후면 잊을 말을 떠들며 술을 먹는다
- 고기는 죄가 없어요
- 언젠간 내가 형의 형이 될게요
명칭도 모르는 고기 앞에서 되지도 않는 말만 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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