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과자를 먹다

1호선 청량리역 승차장 가판대
세 개에 천 원 짜리 약과랑 한 망에 천이백 원 짜리 구운계란 사이에
계란과 우유로만 반죽해서 차가운 상태에서도 굳지않고 부드러운
무방부제 무색소
8개 이천원짜리 호두과자를 먹는다
고급진 호두과자 전문점도 많고
온갖 빵과 과자가 넘쳐나는 세상에
고속도로 휴게소도 아닌 곳에서
누가 사 먹을까 싶던 호두과자를
내가 사 먹는다
좋아하지도 않고 맛있다 생각해 본 적도 없는 호두과자를
세상에서 가장 소외된 호두과자를 먹는다
하나 먹으면 물리는
두 개 먹고 남은 여섯개를 차마 못 먹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호두과자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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