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01 - 쌀값 유감


저녁에 소방대 11월 모임에 갔다. 다들 벼농사를 많이 짓다보니 쌀값이랑 벼농사 얘기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농협에서 친환경 벼는 수매량을 정해서 받아준다. - 즉, 나머지는 알아서 팔아야 한다. - 이래서 친환경 농사 짓겠나? 친환경 안 지으면 나중에 쌀 팔기 더 어려워질수도 있다. 정부에다 얘기해서 민통선 지역 쌀 전량 수매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그거 지정하자면 어려운 점이 많다. 올해 풍년인데, 농협에서 다 사주는 것이 아니니 풍년이라고 좋은 것도 아니다. 강화군친환경 농민회 쪽을 통해서 한살림에 나가는 쌀값도 쌀을 팔아보고 내년 3월에 준다더라. 이래서야 농협에다가 파는 것만 못하다. 유기쌀도 한살림에 나가는 가격과 다른 생협에 나가는 가격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유기농사 짓는 사람들끼리도 가격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지금 무농약인 논들을 내년에는 다 유기농으로 바꾸면 어떨까? 내년부터는 인증받을 때, 잔류농약 검사 비용을 농민들이 내야한다. 이래서 친환경 하겠나. 기술센터에서 하는 잔류농약 검사로는 친환경 인증을 못 받는다더라.

나라에서 농업을 버리니 농민들은 삶도 마음도 점점 팍팍해져 간다.

나만해도 어떻게든 나라도 살아봐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올해 꼴랑 2400평 농사 지은 쌀값을 언제 받을지 모르게 됐다.

뭔가 많이 잘못됐다.

그래도 나는 농사를 지을거다.

오늘 공무원들은 자기들 밥그릇 걸린 일이라고 12만명이나 모였다는데, 나이 먹은 농민들은 이제 그렇게 모이지도 못한다. - 볼음도는 50대들이 많지만 강화의 다른 지역은 70대들이 벼농사 짓는 경우가 많다. - 나이를 먹었어도, 당장 오늘 할 일이 있어도 모여서 뭔가를 만들 필요가 있다.

11월의 첫날부터 여러가지로 유감이다.  



20141110 - 정리, 정리


이번 금요일로 이사 날짜를 정했다.

볼음도 집에 있는 소소한 짐들을 초지에 있는 집으로 옮겼다가 서울에서 아버지랑 지내면서 강릉에 집을 알아보고 이사를 가야하는 험난한 일정이다. 대체 강릉에선 어떤 모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지금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느 모험 보다는 당장 금요일에 누구에게 차를 빌려서 섬을 나갈것인가.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다. 차를 못 빌리면 이사 날짜는 밀린다. 뭐 어떻게 되겠지.

오늘은 회관에서 우리 환송식을 한다고 동네분들이 다 모여서 점심을 먹었다. 지후는 본인의 환송식에 10시 30분에 나가서 밥 준비하고 마지막 설거지가 끝날 때까지 일했다. 글로 써 놓으니까 뭔가 부당한듯하지만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 겨울에 본격적으로 다 같이 모여서 밥 먹기 전에 미리 밥 한 번 먹는 자리였다.

나는 작목반 유박 남은 숫자 정리했다. 올해 회관 2층 손님 받은 돈도 정리했다. 창고에 있는 것들 중에 태울 수 있는 것은 태웠다. 고추말장이랑 양파망은 완이형에게 줬다.

 js형이랑 잠깐 대화를 나눴다. 어차피 준비된 것도 없는데, 나갈 필요 없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다. 내가 나가는 것이 섭섭해서 그런 말씀을 하셨으리라. 볼음도를 떠나면서 js형한테 미안한 일이 많다.

이렇게 한 시절이 저물어 가는구나.

저녁에는 완이형이랑 k를 초대해서 같이 저녁 먹었다.

내일부터 본격 이삿짐을 싼다.

가장 중요한 일은 차를 빌리는 것이다. 그런데, 말을 꺼내기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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