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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6 한유주란 사람

2007. 8. 24. 21:25
<우울한 발견>이란 단편을 읽다. 글장난에 반하다.

나는 여전히 잃을 것이 너무나 많았다. 살아야 하는 날들은 언제나 안전하고 견고한 담보를 요구했다. 오늘 나는 야생성을 되찾겠지만, 내일 나는 다시 온순하게 길들여진다. 순간들은 급박하게 지나갔지만 나는, 그리고 사람들은, 세계는 언제나 권태로웠다. 그런 때마다 나는 베를린에 온 것을 짧게 후회했다. 무덤도 없는 죽음, 대상도 없는 슬픔. 이미 죽어버리는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과 오늘이 내일이 되고 내일은 다시 어제가 된다는 단순한 사실이 나를 괴롭혔다. 우리는 어떤 시간을 살고 있는 것일까?

나는 언제나 까닭도 없이 우울했고, 우울은 언젠가 내 손가락 마디마디부터 가장 가느다란 신경 하나까지 침식하고 말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잊고 싶은 기억들이 있었으나 그 기억들을 잊고 싶어 한다는 사실만큼은 결코 잊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들은 흘러갔다. (중략) 사람들은 모두 조금씩은 내가 네가 되는 순간, 을 꿈꾼다고 나는 생각했다.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비밀을 필요로 했고, 서로 어울리기 위해서는 비밀을 슬쩍 풀어놓아야 했다. 우리는 이미 죽어버린 사람들을 애도하고, 찢겨나간 페이지들처럼 이미 없는 시간들을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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