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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 정호승

2008. 5. 30. 13:00
 미안하다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네가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이 시가 실린 시집을 군대 병원에 있을 때, 읽었다. 당시의 내 처지를 생각해 볼 때, 내가 읽은 가장 훌륭한
시집이라고 생각한 것도 당연하다. 지금 생각해도 무척 좋은 시집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지후를 보면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내가 산과 길을 넘고 지나 지후를 만났더니 내가
넘은 산이 지후의 무릎이었고 내가 그 무릎을 넘는동안 지후는 울고 있었는데, 나는 그것도 몰랐다는 좋은 시다. 나는 사랑해서 미안한 건 아니고 지켜주고 싶은데, 못 지켜주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

고구미군에게 안산행을 제안했다. 제법 괜찮은 제안이었다고 생각한다.
고구미군, 댓글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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