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유포리 | 9 ARTICLE FOUND

  1. 2011.09.29 20110929 - 나비
  2. 2011.09.20 20110920
  3. 2011.07.18 20110718, naive와 여러가지 2
  4. 2011.06.17 20110617 - 춘천 7주차 2
  5. 2011.06.10 춘천 6주차
  6. 2011.05.27 20110527 - 춘천 넷째 주
  7. 2011.05.21 20110520 - 춘천 셋째 주
  8. 2011.04.28 20110428 - 풍경 2
  9. 2011.04.28 20110428 - 춘천 둘째 주 3

20110929 - 나비

사진 2011. 9. 29. 16:54
 교육원 짬을 먹고 사는 고양이 '나비'다. 어리고 암컷인데, 크는 속도가 빨라서 하루하루 못생겨진다. 요즘 하루에 한 번 이상 '궁디팡팡'을 해주면서 놀고 있다. 일단 엉덩이를 때리기 시작하면, 놈은 좋아서 몸을 베베 꼬면서 몸이랑 얼굴을 내 팔에 비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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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0

사진 2011. 9. 20. 18:56
오늘 춘천 하늘이 날 제대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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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중에 독보적으로 제일 좋다. 내가 찍은 건 아니다. 동백꽃은 노래 가사처럼 눈물처럼 진다.

결혼과 육아에 대해서 너무 나이브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당신에게 직접 들었다. 나는 우리 아버지가 우리 어머니를 나이브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아버지가 싫은데, 나도 아버지를 닮아서 삶이라는 큰 덩어리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는데까지 생각이 미치니까 살짝 부회(부아)가 났다.

사실 나는 근자감을 바탕으로 인생을 무척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실제로도 단순 담백하고 심플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먹고 사는일에는 돈이 필요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가족 내에서 세심하게 신경 써야할 부분들-각종 경조사 및 인사치레 등-이 많아지는 것도 돈과 관계가 있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방법을 남들 기준에 적극적으로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결혼이라는 보편적인 일을 한 가지 했으니 그 다음부터는 내식대로 당신식대로 우리식대로 헤쳐 나가면 된다.

그리고 나는 내 삶에 대해서는 나이브하게 생각하지만 당신에 대해서는 나이브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이런 채, 또는 그런 채로 살아도 좋다. 는 삶을 추구하려고 한다. 물론 우리 마음에 들게~

'비워야 산다'를 읽었다. 좋은 책이고 이남곡 선생님이 미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기분 좋았다.

144p. 저희 집사람은 '선물의 사회'를 원했습니다. 서로에게 무언가를 주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받으려는 마음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저 사람이 나에게 선물을 갚아야 한다는 의식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아내가 살았더라면 이 선물에 대한 마인드를 더 널리 정착시켰을 것입니다.


가끔 서혜란 선생님 얼굴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럴때마다 가슴이 물컹하다.

에 그리고 사실 나도 나의 나이브함이 약간은 걱정된다. 하지만 당신이 있으니 나는 잘 할 수 밖에 없다. te qui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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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저런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교육을 받는다.
 이런저런 일들이 있고

 이래저래 재미있다.


 because of you!

 다음주부터 3주간 실습을 간다. 마시고 자빠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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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6주차

그때그때 2011. 6. 10. 13:10
어지럽고 휘청거렸다.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그 바람에 엉망이 됐다.
맘에 안 든다. 많이.

많이 마셨고 많이 울었고 많이 못 잤고 많이 맘에 안 든다.

스스로가 맘에 안 드는 게 참 오랜만이라서 적응이 안된다.

다 거쳐가야할 것들이다. 지나간 것들은 지나간대로 다가올 것들은 다가오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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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주부터 2주간 과수 실습이다. 사과나무에 매달려서 '적과'(摘果)를 했다. -열매를 솎았다.-
 일본에서 만든 것 같은 한자어로 된 농업 용어들이 너무도 많다. 어제만 해도 왜화(矮化), 기지현상(忌地現象) 같은 용어들을 배웠다. 

 사다리를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아직 어린 열매들을 거침없이 잘라냈다. 작업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하는 것이 좋다. 위에서 보면 아래서 보지 못했던 열매들이 보인다. 가끔은 간혹 남아 있는 사과꽃도 눈에 띈다. 예쁘다.고 잠깐 생각하고는 이내 무심하게 제거한다.

 사과나무에 대한 이론들은 저녁마다 꼼꼼하게 정리했다. 잊고 있었던 공부라는 것에 대한 감각이 살아나는 것 같다. 

 수요일에는 데이트를 했다. 잊고 있었던 감각이 살아나는 듯 했다. 
 오른손 끝에서 시작해서 머리를 거쳐 왼손 끝으로, 감각들이 흘러내렸다.
 
 
 내일은 드디어 모내기다.

 술은 적당히 먹자.

 
 그 꽃 - 고은 -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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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주에는 술을 두 번 마셨다. 한 번은 많이 마셨고, 한 번은 적당히 마셨다.

 많이 마신날은 내 이름이 새겨진 컵이 깨졌던 날이고, 적당히 마셨던 날은 외로움에 허기가 심했던 날이다. 자꾸 뱃속이 허전하고 뭔가 먹고 싶은데, 그게 뭔질 모르겠어서 그냥 술로 땜질(빵)했다.

 이번주에는 안보 교육 같은 게 없어서 교육 내용은 충실했다. 실전 경험도 있고 이론적으로도 공부 많이 한 양반(Ph.D)들이 땅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농사 지으라는 얘기들 들려줄 때는 심적으로 다져진다. 반면에 농사 안 지어본 양반들이 규모의 농사,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이야기 할 때는 그냥 조용히 자거나 다른일을 한다. 

 낮에 강릉에 도착해서 안목엘 갔다. 제비 두 마리가 어느 가정집 지붕 위에 사이좋게 앉아 있었다. 제비를 본 게 참 오랜만이다. 기분이 좋았다. 우리 동네 논에는 오리 두 마리가 사는데, 항상 함께 날아다닌다. 그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또 우리 동네 논에는 비둘기 떼가 사는데, 전부 39마리고 항상 같이 다닌다. 그리고 우리 동네에는 매가 한 마리 사는데, 항상 혼자다.

 사람은 매가 사는 동네에서 사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매가 아니다. 안목항에서 혼자 서 있는 등대도 봤다. 뭔가 다 맞아 떨어지는 게 심상치 않다.

 켁

 다음주는 약간 더 즐겁게~~ 그나저나 모내기가 너무 늦는다. 집에 와서 보니 모가 자랄만큼 자랐다.

춘천에서 새벽에 산책 나갔다가 - 아이폰
강릉항에 홀로 선 등대
흐린날 해질녘 남대천변 - 오랜만에 천변을 걸으니 기분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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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28 - 풍경

그때그때 2011. 4. 28. 21:41

 올 봄에 봤던 풍경들 중에 가장 아름다웠던 장면은 동네에서 노인 한 분이 경운기로 논을 가는 모습이었다.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는데, 아저씨는 풍경화 속의 노인이 되서 일을 하고 계셨다. 

 나는 언제쯤 풍경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가끔 생각해본다. 경운기 아저씨, 나물을 캐는 아낙네들을 나는 먼 발치에서 감상하고 있을 뿐이지 않은가? 결국 나는 내 삶을 쫓지 못하고 내가 바라보는 풍경들만을 추상화하고 있는 게 아닐까? 물론, 나도 뭔가 할 때는 무척 몰두하는 편이긴 하다. 그런 나를 외부에서 바라보면 나도 하나의 풍경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걸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괜한 걱정이다.

 오늘은 동료 교육생들이랑 축구를 했다. 나는 축구를 싫어하지만 가끔은 숨이 턱을 넘어오도록 달리고 나면 속이 후련해 질 때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고무신 발로 한 골 넣었다. 

 정진규의 시르 귄의 문장이 모두 같은 맥락에 있으니 풍경에 대한 내 고민은 꽤나 오래됐고 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요즘 변산에 있을 때, 생각이 많이 난다. 그때가 아마도 내가 스스로 풍경이 되었던 시절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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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에 위치한 교육기관 -미래 농업 교육원- 에서 6개월짜리 농업 교육을 받고 있다. 제 1의 목표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농사와 돈벌이를 구체화시키는 것이고 제2의 목표는 농기계 정비 자격증을 따는 거다. - 이건 집에 무척 도움이 될 것 같다. 외로운 게 문제지만 그걸 제외하면 잘 지내고 있다. 특히, 농사 좀 지어봤다는 젊은 청년들의 얘기를 듣는 일이 무척 즐겁다.


 

 교육 기관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춘천 국유림관리소가 위치해 있다. 노란색은 뱀꽃이고 오른쪽은 은사시 나무인데, 왼쪽 나무는 뭔지 모르겠다. 국유림관리소에서 버스를 내려서 교육기관까지 30분 동안 걸어야하는데, 동네 풍경이 많이 예쁘다.

 


김훈의 책을 사게 만들었던 문제의 벚꽃 - 교육기관 교정에서

 

 배꽃 - 교육원 주위가 온통 과수원이다. 오늘 하늘이 무척 좋았다. 그리고 나는 배꽃을 좋아한다. 나중에 주인 몰래 복숭아, 사과, 배를 따 먹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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