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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24 사카구치 안고

사카구치 안고

2007. 8. 24. 21:49

 사카구치 안고를 읽었다.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을 나름대로 정리해 보려다 실패해서
그대로 옮겨본다.

 견디기 힘든 것을 참고, 참기 힘든 것을 참으며 짐의 명령에 따라 달라고 천황이 말한다. 그러자 국민은 엎드려 울며 다름 아닌 폐하의 명령이니까, 참기 힘들지만 억지로 참으며 미군에게 지겠노라고 한다.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우리들 국민은 전쟁을 그만두고 싶어서 어쩔 줄 몰라 하지 않았는가. 죽창을 들고 흔들며 미군의 전차에 대항하다 찰흙 인형처럼 풀쑥풀쑥 죽어갈 것이 너무도 싫어 어쩔 줄 몰라 하지 않았는가. 전쟁이 끝날 것을 가장 절실히 바랐었다. 그런 주제에 그걸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의명분이라고 하고, 천황의 명령이라고 한다. 참기 힘든 것을 참는다고 한다. 이 무슨 조화란 말인가. 비참하고도 한심하다 할 엄청난 역사적 기만이 아닌가. 더욱 통탄할 일은 그럼에도 우리는 그 기만을 모른다는 사실이다. 천황의 정전 명령이 없었다면, 우리는 실제로 미군 전차에 몸을 던져, 정말은 싫으면서도 내색도 하지 않고 장렬하게 찰흙 인형이 되어 풀쑥풀쑥 죽어갔을 것이다.     -속 타락론 중에서-

'백치'라는 작품도 꽤 좋았고 정치의 무용성과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문제를 다른 이야기도 즐거웠다. 그리고 역시 벚꽃은 불길한 징조임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황색눈물'이란 영화에서 작가 지망생이 좋아하는 찻집 아가씨에게 타락론 읽었느냐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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