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서 새벽에>
<옥상에서 낮에>

 이사 오고 나서 가장 좋은 점은 옥상이 있다는 점이다. 20층 옥상이 아니라는 점이 무척 아쉽지만 나랑 동생이 담배 피우러 올라가는 것 말고는 올라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든다.

 3동 살 때는 머리 위로 비행기가 지나갔기 때문에 머리 위로 지나가던 비행기가 우리집에 추락하는 상상을 많이 했는데, 1동으로 이사오니까 남의 집에 추락하는 상상을 많이 한다.

 비행기 추락사고라고 하니까 몇 가지 생각나는게 있는데, KAL기 폭파 사건이 있었고 마치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라고 강요하듯이 우뢰매의 심형래는 비행기 폭파 사고에서 살아남은 초능력자로 등장했으며, '시암선셋'이란 영화에서는 지나가던 비행기가 떨어뜨린 냉장고에 깔려서 주인공의 아내가 죽는다.(영화는 별로였는데, 이 장면이 내 머릿속에 몇 년째 생생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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