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산

여름산은 겁이 난다
초록에 질식할 것 같다
볕을 피해 무심코 들어갔다간
나무가 내뿜는 수증기에 둘러쌓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대로 서 있다가
해 저무는 바람 소리에
나무가 잠을 청하려고 깊은 숨을 들이쉬면
그 찰나에만 부리나케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누군가 삶에서 달아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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