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


인간은 어디에서 왔나

감자 심고 옥수수 심을 때는
흙에서 나온 거 같고
물 때 맞춰 백합조개 잡을 때는
바다에서 나온 거 같다
산에서 땔나무 할 때는
나무에서 나온 거 같고
그늘 아래 누워 쉴 때는
공기에서 나온 거 같다

사막의 모래 한 알과
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작은 새들의 지저귐과
그저 먼 곳을 바라보는 바위
꽃잎에 맺힌 빗방울 하나와
끝내 떨어지고 마는 잎사귀까지

인간은 모든 것에서 나와서
모든 것으로 향한다

내 사랑은 너의 작은 떨림에서 나왔고
너는 막 태어난 나의 떨림을 감싸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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