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제도고 투표는 행위인데, 두 가지를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다. 틀리다와 다르다를 헷갈리는 것과 같다.

암튼 총선이 끝났다. 유권자 열 명 중에 네 명은 투표를 하지 않았고 제 1야당이 여당보다 많은 의석을 얻었다. 찰스네 당은 호남에서 예전 김종필의 자민련이 충청도에서 가졌던 지위를 획득했다.

억지로라도 다 같이 모여서 으쌰으쌰 했고 그것이 경제 발전에 이바지 했다고 믿는 새마을 운동 세대들의 판타지는 이번 총선으로 끝난 느낌이다. 시간도 많이 흘렀고 먹고 살기가 그만큼 팍팍한거라고 본다.

선거는 제도의 허점과 단점을 떠나서 국민들이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정치 행위다.

호남이랑 안산, 경주의 선거 결과는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강원도는 답 없다.

나는 강원도에 살면서 새누리를 찍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과 종편만 보는 사람들과 항상 부대끼며 같이 울고 웃기도 하며 살아간다.

오늘은 13명이 함께 나무 750그루를 심었다. 잘난놈, 못난놈이 있는 게 아니라 이런놈, 저런놈이 있다.

나이 먹으면서는 내가 어떤놈인지 고민하며 살질 않는다. 남들한테는 이런놈 저런놈이더라도 내가 어떤놈인진 알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다.

강원도 답 없다고 적었지만 총산 결과는 내가 모르는 수 많은 일들이 쌓이고 쌓인 결과일테니, 나도 남이 모르는 수 많은 일들을 쌓아가고 있을테니 그저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어디가서 '선거했냐?' 고 묻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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