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전날


오늘이 세상의 마지막 날일까

괴성을 지르는 정육점 총각
흥정도 없이 나물을 사는 새댁
포 뜨는 아주머니 앞에 늘어진 긴 줄
내놓기 무섭게 다 팔려나가는 두부
돈으로 쉴틈 없는 상인들의 전대
가족이란 이름으로 몰려 다니는 무리들
기름 냄새 사이로 미끄러지듯 서로를 헤집고 다니는 사람들

그 아래에

세상에서 가장 흥겨운 음악으로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을 기는
다리가 없는 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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