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단상


거지같은 거짓 활기로 가득찬
부자 성공 노력같은 말들이
여기저기 널부러진 3월의 거리
되돌아 볼 것이 없어 아름답던 청춘은
시든잎이 되어 떨어졌고
술을 마셔야만 달라지는 지난날의 치욕과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이내 잊는 것의 반복으로만 산다
우여곡절을 살아도 살았으면 의미가 있을까
술 마실 때마다 친구 아들방에서 잠들고
아무 걱정 없냐고 물으면
응, 이라고 하는 그 아이는 엊그제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나는 입학할 곳이 없는 신세
곧 심근경색이 올 거 같은 몸에 예술가의 발가락을 달고
거리를 거리를 거리를 걷는다
하염없이 하염없이 하염없이 걷는다
새로운 시절의 인연을 찾아
걷고 걷고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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