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세 시의 시장 아저씨

1톤 트럭 짐칸에서 튀김옷을 반죽하는 아저씨
정육점 냉장고를 청소하는 아저씨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을 매대에 올려놓는 아저씨
브로콜리며 양상추 같은 걸 정리하고 있는 아저씨
전 부치는 아줌마 뒤에서 그릇 설거지 하는 아저씨
기름솥에 닭 집어넣는 아저씨
늦은 점심을 허겁지겁 먹는 생선가게 아저씨
내일 빵을 위해 밀가루 반죽하는 아저씨
폐업정리를 외치는 속옷가게 아저씨
지나는 사람들을 멍하게 바라보는 족발집 아저씨
손님과 소주 한 잔 찌끌이는 순대국집 아저씨
결혼 전까지 나를 키워준 시장 골목
지난달에 문을 닫은 명동라사
굳게 내려진 셔터
지금은 세상에 없는 우리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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