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

 

해장침을 맞아가면서도 마신다
술로 몸이 힘들어도 하루 쉬고 다음날 마시면
다시 나를 살아있게 한다
정월대보름엔 보름달만큼 취하고
크리스마스 이브엔 예수 태어나는 줄도 모르고 마신다
필름이 끊기면 그런가보다 한다
반쯤 꼬인 혀로 세상에 대한 독을 내뿜는 일이
대취한 다음날 오후에 찾아오는 마음의 평온함이 너무 좋다

술 먹다가 내 앞에 앉은 사람과 눈을 마주치고 얘기하면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나는 매일 새롭게 사랑하는 사람
마셔도 마셔도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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