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날

퇴근길에 비를 맞습니다
자전거 위에 앉은 안경 위로
빗줄기가 식은땀이 되어 흐릅니다
눈앞이 흐립니다
마트 앞에서 전화기를 들여다보며
입금 문자만 기다립니다
오늘도 한 잔 마셔야 잠들 수 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비를 씻습니다
구겨진 허리를 벽에 기대고 술을 마십니다
통증이 사라지고 피로가 가십니다
망각이라는 미궁속으로 점점 빠져들어 갑니다
내일은 월세도 내고
얻어 피운 담배도 갚아야 합니다
내일 같은 것 없어도 좋겠습니다
점점 추워지고 겨울밤은 까맣습니다
당신이 없어도
서럽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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