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내의 마음에 작은 강이 있어
그 강에 아주 작은 물고기 한 마리 살았다
물고기가 바깥 세상을 동경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어느날 그이의 마음에 큰 비가 내려
물고기는 마음 밖으로 헤엄쳐 나왔다
곧 비가 그치고 햇살이 쏟아졌지만
물고기는 돌아갈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자신이 따스한 햇볕 아래 말라 죽을 운명임을 알았다
조금 남아있던 물도 모두 말라 버리고
모래땅 위에서 물고기가 마지막 숨을 몰이쉬던 그때,
마음에 아주 작은 강을 가진 한 소녀가 있어
물고기를 발견하곤 가슴에 품었다
물고기가 죽음을 원했는지
강으로 다시 돌아가는것을 원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소녀의 마음이 넘칠 큰 비가 내릴 때까지
소녀와 함께 살게 되었다
사내와 소녀는 헤어진 연인일 수도 있고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작은 물고기가 계속 이렇게 살고 싶은 지는 알 수 없지만
살아 있다면 누군가의 마음 속일 것이다
깊거나 얕거나 넓거나 좁은
마음의 강일 것이다
살아 있다면 누군가의 마음 안에서 꿈틀거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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