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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30 20100730 - 협의이혼 1

아토피 어린이도 쭈쭈바를 빨아대는 계절이다.
이 더럽게 덥고 좋은 계절에 부모님이 협의이혼을 신청했다.
이유는 아버지의 채무로 인한 마음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서?일까나....
이혼을 해도 현실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내가 수 차례 얘기했지만 두 사람의 의지는 확신에 차 있었고 강인했다.

두 사람이 같이 안 산지 10년도 넘었으니까 이혼한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어머니의 세계는 경기도 오산의 단란주점에
아버지의 세계는 서울 어딘가에서 수위 아저씨로 사는 것에 묻혀있기 때문이다.

보통은 합의이혼이라고 부르지만 협의이혼과 같은 말이고 법원 서류에는 협의이혼이라고 적혀있다.

33.3%의 부부가 이혼을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기 때문에 절차는 매우 간단하다.

1. 법원에 가서 협의 이혼 신청 서류를 가져온다.
2. 1번 서류에 적혀 있는 서류를 동사무소에 가서 뗀다. (배후자의 주민번호만 알고 있다면 부부중에 한명이 다 뗄 수 있는 것들이다.)
3. 1번 서류의 내용을 작성한다. (주소, 본적, 이름 정도의 간단한 내용이다. 협의 이혼이기 때문에 이유 같은 건 적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4. 1번의 법원에 부부가 함께 가서 접수를 한다.(법원 직원이 군말없이 서류를 접수하고 4주 후-날짜는 이틀 중에 선택 가능-에 오라고 한다.)
5. 4주 후에 부부가 함께 가서 이혼 의사를 밝히면 그대로 이혼이 되는 듯하다.
6. 서류만 준비해 뒀다가 법원에 가서 신청 서류를 작성하는 부부도 있었다.

수 많은 드라마에 수도 없이 등장하는 장면 -부부중의 한 쪽이 모든 서류를 다 준비해서 봉투에 담은 후에 상대방에게 툭 하고 던져놓고 나가버리는 것- 이 바로 협의이혼인 것이다.

'사랑과 전쟁'에 나왔던 복잡한 절차들은 이혼 소송의 경우다.

여튼 우리 부모님은 엊그제 협의 이혼을 신청했고 나까지 세 사람은 오산 시장에서 순대국을 먹었다.
순대국은 엄마가 나를 뱃 속에 가졌을 때, 엄청나게 많이 먹었다는 바로 그 음식이다.
뜨거운 국물처럼 훈훈한 분위기에서 노년을 향해가는 부부와 중년을 향해가는 큰 아들이 순대국을 먹었다.

이걸로 두 사람은 마음의 부담을 덜었을까?

순대국은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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