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영일군 | 2 ARTICLE FOUND

  1. 2010.01.30 20100130 - 여러가지 9
  2. 2009.03.07 20090307 - 술, 영일군 1

 1월이 끝났다.

 동생이 차를 샀다. 회사 업무 때문이다. 영일군이 여러가지로 힘 써줘서 동생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영일군이 후방 감지기 달아준다고 해서 놀러갔다.
 동생이 술 먹고 뻗어 있어서 내가 갔다.
 내 차도 아닌데, 왜 내가 가야되는 건지. 화도 났지만(차를 집으로 끌고 온 것도 나였다. ㅡ.ㅡ)
 그 놈도 그 놈 나름대로는 사정이 있는거라고 생각한다.

 주중에 D군을 만났다. 아기도 있는데, 직장을 그만두고 직업학원을 막 수료했다.
 나이가 있어서 취업이 쉽지는 않은 것 같다. 애아빠의 사정을 자세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어제는 남현이가 직장 그만뒀다고 해서 급 놀라서 만나러 갔는데,
 쉬는 기간 없이 새직장으로 옮기는 거라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직장을 옮긴 사정에 대해서 들으며 한 잔 했다.
 네 번째 직장인가? 나도 알바 빼면 이번이 네 번째 직장인데... 그래서 친구인가?

 오늘은 식당 이모를 만났는데 아들내미, 딸내미가 이모가 계속 내주던 자기들 보험료를 내지 않고 자기들은 자기들이 알아서 할테니 이모가 돈이 필요하면 해약해라고 한다며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 이모 차라리 보험 다 해지하시고 이모 통장에 넣어두세요.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는 못했다. 사촌들도 그들 나름대로는 사정이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지후는 수화기 너머로 왜 (밥을 먹고) (살아야 되는건지) 모르겠다고 한다. -> 나한테만 하는 푸념은 괜찮지만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면 안된다.

                                                             <담배 꼬나물고 일하는 조(영일)군>

조군한테 술 한잔 사야겠다. 고맙다.

인간 세상은 캐릭터들의 집합체이고 사람들은 각자의 사정들 속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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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영일군과 한잔했다. 그저께는 상민씨와 한잔 했는데..........

누군가도 말했듯이 나는 술을 굉장히 자주 마시는 것 같지만 사실은 블로그에 '술을 마셨다' 라고 쓰기 전날에만 마시는 편이기 때문에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니다. 다만 한 번 마시면 많이 마시고, 다음날 찾아오는 후회로 블로그에 씨부리는 것이 버릇처럼 굳어졌다.

그제 마신 상민씨와의 술자리에서는 특별한 것은 없었다. 다만 이제 친분을 쌓아가는 사람들로써 공통적인 관심사인 詩 얘기를 많이 했고, 어떻게든 상민씨와 연결되는 이성준 군이 마지막에 기꺼이 합석해 준 덕분에 꽤나 즐거운 자리였다. 다만 지후에게 지하철에서 몹쓸짓을 한 것은 정말 많이 미안하다. 그날 술자리에서 상민씨의 강조점은 오후 2시부터 마셨다는 것과 나와 지후 커플이 부럽다는 것이고, 내가 생각하는 강조점은 2차 직전에 한강에 가서 그와 얘기를 나눈 것과 2차에서는 이미 많이 취해서 처음 만난 어떤 분께 무례하게 굴었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이렇게 서로 좋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나 핵심이었다고 생각하는 지점이 다른데도 다음날 생각했을때, 기분 좋았던 술자리는 무척이나 훌륭한 것이다. 

오늘 영일군과 마신자리는 내가 생각하는 도시를 떠나는 것에 대한 것을 주제로 서로의 우정을 확인하는 많은 대화가 오고 갔다. 영일군의 요약은 내가 지금 바로 도시를 떠나면 싫다. 그리고 내가 떠나면 영일군이 가장 친한 친구인 나를 자주 못 보는 것이기 때문에 기약이 없다는 측면에서 내가 돌아올 날을 정해 놓고 남미 여행을 가는 것이나 지리산 생태 캠프에 가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섭섭해 하는 그 마음이 고마웠다. 

내 답변은 나도 영일군이 정말 좋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온전한 삶이 도시에는 없는 것 같고, 내가 정말 내 마음에 들게 살았을 때, 무엇이든 내것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술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에는 나도 많이 취해서 나도 네가 정말 좋은데, 선택은 이미 굳어졌음을 재차했고, 영일군은 그럼 세 달만 더 도시에서 뭔가를 알아보고 떠나라는 얘기를 했다. 영일군은 얘기는 그렇게 했지만 이미 내 굳은 결심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 나는 무척 좋았다. 친구란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

내가 영일군에게 이런 얘기를 했다. 나는 그냥 네가 좋다. 중학교 3 학년때, 옆에 학교에 전학온 너를 오락실에서(뚱보오락실)에서 만난 순간부터 그냥 별 이유 없이 좋았다. 너도 알다시피 우리가 별로 서로 좋아할 뭐 그런 공통적인 관심사가 없지 않느냐.... 그런데도 우리는 지금 서른을 조금 넘었지만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다. 나는 그냥 네가 좋고, 네가 나를 생각하는 마음과 너만이 내 부족한 얘기를 들어줄 수 있다는 사실과 너도 너의 모든 얘기를 내게 한다는 사실이 좋다.라고.....

실제로 나는 열일군이 그냥 처음 만났을때부터 좋았다. 사진 찍히기 싫어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은 열일군이 내 머리를 누르고 있는데, 나와 영일군이 모두 웃고 있는 고1때 사진이다. 그때만 해도 영일군의 눈매가 지금처럼 무섭지는 않았다.

사실 오늘은 술을 먹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담배 살 돈이 없어서 영일군에게 '바쁘냐, 좀 있다 갈테니까 담배 한 갑 사줘' 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엉 언제 올껀데'라는 답장을 보내면서 시작된 것이다. 결국 영일군은 담배도 사주고 술도 사주면서 내 얘기도 들어줬다. 더군다나 헤어지기 전에 새 담배도 한갑 사줬고, 찰떡아이쓰도 같이 놔눠(노놔) 먹었다. 이러니 어찌 내가 그를 좋아하지 않을수 있으랴.

아마도 그가 나를 사랑하고 나도 그를 사랑하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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