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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21 20110521 15:30 4

20110521 15:30

그때그때 2011. 5. 21. 15:16

 요즘 시도 때도 없이 운다. 그래도 일 할때는 안 운다.

 어제 강릉 오는 버스에서 신문을 읽다가 울었다. 기사 내용은 5.18때, 서울의 시위대가 뿔뿔이 흩어졌던 얘기였다.

 어젯밤에는 춘천에서 배운 것 복습 및 앞으로의 결의를 다지느라 울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옥수수를 심었다. 이제 당분간 옥수수 모종은 없다. 비는 약하게와 강하게를 반복하며 내렸다. 약할 때는 심고 강할 때는 차에서 앉아 있다보니 딸랑 네 판 심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어젯밤 꿈에 애요가 비대해진 몸을 이끌고 나와서 나를 안고 울었더랬다. 차에 앉아 있다가 애요네 집에 전화를 했다. 수다를 떨었다. 나처럼 덩어리 좋고 말을 사분사분하게 하는 청년이 손님으로 왔다가 공동체에 들어 앉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 그리고 애요한테 핸드폰이 생겼다는 걸 알았다. 전화를 끊자마자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울면서 테스트 문자를 보냈다.

- 문자 갔어? 종종 통화하자. 사실 형은 요즘 좀 자주 울어.
- 응 문자 잘 갔네. 근데 왜 울어? 
- 몰라 시도 때도 없이 우네. 네 문자 보니까 또 운다. ㅎㅎ
- 무슨일 있구나 형
(왈칵)
- 아냐아냐 외로워서 그런 것 같어
- 으그

 점심을 먹었다. 혼자 먹었다.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가시질 않아서 정말 많이 먹었다. 밥을 다 먹고 담배를 태우고 노래를 듣다가 울었다. 안되겠어서 다시 밭으로 갔다. 비가 펄펄 쏟아져서 잠깐 차에 들어와 앉았는데, 다시 눈가가 촉촉해져 왔다. 그때 똥이 마렵기 시작했다. 비를 맞으며 밭가에 똥을 누고 근처에 보이는 개망초를 꺽어서 뒤를 닦았다. 개망초 줄기를 두 개 겹치고 잎들로 잘 감싸서 닦으니 예전에 호박잎으로 닦았을 때 보다 여러가지 면에서 괜찮았다.

 이제 눈물은 멈췄다.

 외롭다고 많이 먹으면 병에 걸린다. 고등학생 친구의 문자를 받고 울면서 위로받는 일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고 자꾸 우는 건 좀 거시기하다. 오늘 비를 제법 맞았으니 몸살이라도 나서 땀을 쭉 빼고나면 남은 5월은 울지 않고 보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 몸이 라고 내 맘대로 되진 않는다. 우는 것만 봐도 명백히 알 수 있다.

 
-> 눈물은 똥으로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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