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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30 - 병원

그때그때 2009. 12. 30. 15:17
엄마가 오늘 오전 간단한 수술을 받았다.

덕분에 여러가지 체험을 했다.
하나는 수술 동의서에 싸인 하는거고 또 하나는 수술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수술환자 보호자 대기실에 전화벨이 울리고 나를 찾더니 떼어낸 부분을 보여 준다고 잠깐 들어오라고 한다.
부리나케 수술실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남북관계로 따지면 비무장지대와 같은 역할을 하는 수술실과 보호자 대기실의 중간지점이 있다. 집도의가 금속 접시를 들고 북측에서 유유히 걸어 나온다. 의사는 접시 위에는 놓여 있는 엄마의 일부분이었던 것들을 집게로 집어서 보여주며 이런저런 설명을 해준다. 나는 차분하게 그 얘기를 듣는다. 남쪽 교섭단은 힘이 없다.

잠시 후에 엄마가 나오고 병실로 옮겨진다. 간단한 수술이었다고 하지만 무기력하게 수술을 당한 엄마의 모습을 보니
눈물이 왈칵 솓는다. 차마 엄마한테 눈물을 보일 수는 없는 것이다.
 
많이 안 좋은게 아니라서 다행이다.

어제랑 오늘 아침에 엄마랑 여러가지 얘기를 하다가 풍요와 편리를 추구하는 엄마와 지금의 편리와 풍요는 거부하고 싶어하는 나 사이의 격차를 발견했다.
지금이 풍요와 편리의 시대가 아니라면 나도 풍요와 편리를 추구했을 것 같다.는 점에서 그 격차는 격차가 아닌 것이다.

p.s 병원은 돈도 많이 벌면서 입원실에 티비랑 휴게실에 있는 컴퓨터 같은 건 왜 돈을 내고 쓰도록 하는 걸까?

p.s 어젯밤 병원에서 보니 의사들도 간호사들도 모두 곤죽이더라. 취업문제가 심각한데, 의사랑 간호사 숫자를 늘리면 되는거 아니야?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하나? -> 해답은 단순한 생각 속에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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