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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4 - 수맥

그때그때 2010. 1. 14. 10:03
 집안에 수맥이 흐르면 그 집에 사는 예민한 사람들은 가위에 눌리고 자면서도 항상 깨어 있는 것 같은 기분이며,
 쾡한 얼굴로 거리를 활보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대학로 마로니에 빌라 20x호에는 사람을 깊은 잠에 빠뜨리는 수맥이 흐르는 것 같다.
 어제도 10시간이 넘게 잤다. 내게 흔치 않은 일이 그곳에서는 일어난다.

 신월동 현대빌라 50x호에도 수맥이 흐르는 것 같다.
 꿈을 꾸고 있는 동안에는 꿈 속에서 헤메다가 잠깐 꿈이 느슨해지면,
 자기 전에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지껄이는 소리들이 꿈과 섞인다.
 멋진 체험이라면 멋진 체험인데,
 자는 동안 미키마우스의 로얄티 금액, 최초로 미키마우스 만화연재가 시작된 연도, 중요한 결정은 오전에 하는 것이 좋다.
 따위의 정보가 머릿속에 들어오는게 썩 기분 좋은일은 아니다.
 더구나 꿈과 현실의 느슨한 경계속에서 5시에 생방송으로 라디오를 진행하는 나랑 동갑인 남자 아나운서가
 (이 사실도 꿈과 현실의 경계 속에서 알게됐다.) 나랑은 참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정리까지 하고 있다.

 2층과 5층에 수맥이 흐를리 없으니,
 집에서 못 자는 잠을 -당신이 주는 따스함과 안정에 취해서- 대학로에서 보충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오늘부터는 라디오를 끄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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