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손가락깁스 | 1 ARTICLE FOUND

  1. 2010.02.08 20100208 - 여러가지 4

오늘 왼쪽 새끼손가락을 감싸고 있던 깁스를 풀었다.
정말 답답했는데, 다행이다. 다음주부터는 다시 기타를 손에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사건의 개요는 이러하다.

지난 연말 흥청망청 취하고 싶은 마음에 크리스마스 전에 술을 많이 마셨다. 마음이 조금 괴롭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앞두고 동대문에서 새벽까지 고구미랑 양꼬치를 먹었다. 많이 마셨지만 정신줄을 놓지는 않았다.
택시 타고 대학로로 가서 자고 있는 지후 등에다 대고 이러이러해 섭섭하다고 하면서 징징거렸다. - 푸념을 내 뱉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왼쪽 새끼손가락 마지막 마디가 굽어 있었다. 통증은 없었다. 병원에선 인대가 끊어졌다고 했다.

원인을 분석해봤다.

1. 술에 취해서 어딘가에 쓸렸다. -> 인대가 끊길 정도로 쓸렸으면 술에 취했어도 그 순간을 기억했어야 한다. 그리고 난 그날 많이 취하지 않았다.

2. 기타 연습을 너무 열심히 하며 안쓰던 근육을 많이 썼다. -> 신빙성은 있지만 기타 연습하다 인대 끊어진 케이스를 찾기 어렵다. 식구들은 그럴듯 하다고 생각했지만 직장 동료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한다며 놀렸다.

3. 지후한테 징징대서 벌 받았다. -> 전혀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대단히 그럴듯하다. 가장 납득할만한 이유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못되게(못나게) 굴면 안된다.


지난주에는 내내 기분이 별로였다. 몸도 기분을 따라갔다.
주말까지 저조한 상태가 이어졌다.
조군과 DS가 동반 생일이었는데, 축하전화를 하지 않았다.
지후가 보고 싶었는데, 그냥 집에 있었다.
주말 내내 TV만 보고 누워있다가 어제 자기 직전에 판타스티크에 실린 레이먼드 챈들러의 단편(빗속의 살인마)을 읽었다.
소설 '빅 슬립'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데, 하워드 혹스의 영화 '빅 슬립'은 잘 기억하고 있다.
내용적으로 볼 때, 아마도 '빗속의 살인마'를 확장해서 쓴 소설이 '빅 슬립'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활자를 읽으니 생기가 돌았다.


미래에 대한 불안만큼 불안한 것도 없고, 불확실한 미래만큼 불확실한 것도 없다는 생각을 했다.
불확실하고 불안한 미래가 있다는 것 때문에 삶은 즐겁다.
이번주에는 힘 좀 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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