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상한 우유 | 1 ARTICLE FOUND

  1. 2009.01.09 20090109 - 상한 우유 냄새, 민주가 누구야, 민중의 집 강의

1. 2007년 내 생일에 엄마가 미역국 끓여준다고 올라와서 오랜만에 같이 시장 구경하다가 내가 생일 선물로 사달라고 졸라서 15,000원 주고 산 운동화가 지금 신는 운동화다. 그 전에 신던 나이스 운동화가 너무 닳아서 새 운동화를 샀던 거였는데, 새 신에 애정을 별로 못 주고 남미갈 때, 나이스 신고 갔다. 그 나이스 신발은 결국 건드리기만 해도 무너질 것만 같은 초가집처럼 될 때가지 신고 버렸다.

그래서 그 후 며칠간 지금 신는 운동화를 신었는데, 동생이 국제 쇼핑을 통해 주문한 오니츠카 타이커라는 이상한 브랜드의 신발을 조금 신다가 '형 가져, 생일선물로 미리 줄께'(내 생일까지 앞으로 6개월 남은 시점에서 ㅡ.ㅡ) 라고 해서 오니츠카 타이거 운동화를 그 전에 신던 나이스처럼 될 때까지 신어버렸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지금 운동화를 쭉 신게 됐는데.... 예전에도 조금 오래 신으면 발냄새가 살짝살짝 나던 이 문제의 신발이 계속 신게 되면서 치유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서 이제는 조금 신고 있다가 신발을 벗으면 양말에서 상한지 3일된 우유 냄새가 난다. 사무실 책상에 앉아 있다가 신발을 벗고 책상다리로 바꾸면 아래서 부터 냄새가 흐물흐물 올라오는데, 솔직히 나는 이런 냄새를 좋아하니까 기분 나쁘지 않다. 다만 어디 갔을 때, 신발 벗기가 좀 그렇다.

우유가 계속 상하면 치즈가 되니까 조금 있으면 치즈 냄새가 날 것만 같다.


2. 이성준에게 조금 전에 전화왔다. 자기는 어디 나오는 길이라고 괜찮냐고 묻길래 괜찮다고 했다. 어제 전맹 봤다고 했더니 어디서 라고 하길래 '민중의 집'에서 라고 대답했는데, 자꾸만 민주가 누구야. 라고 묻는다. 내일은 신애 생일인데, 왜 나한테서 민주를 찾는걸까. 그래도 늘 고맙다.

대학 선배 중에 친구들이 '편의방'(96, 97년 잠깐 번성했던 '편의점 + 실내파라솔' 형태의 술집)에 있다고 너도 와. 라고 했더니 편의가 누구야. 라고 했다는 선배가 있었는데, 그 얘기랑 비슷한 맥락이다. 그 선배는 다들 누구누구 자취방에 모여서 노는 분위기 때문에 편의를 사람 이름으로 생각한 것 같다.



3. 어제 민중의 집 강의를 들었는데, 무척 좋았다. 결론은 신자유주의 금융 시장 환경에 국민들이 힘을 모아 저항하자는 것이었는데, 나는 그 바탕에 깔려 있는 얘기 - 사람들이 은행에 돈을 예금하는 이유는 내가 예금한 100만원이 1년후에도 예금한 당시의 100만원과 같은 가치를 가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 가 무척 가슴에 와 닿았다.

헌법도 무시하는데, 이 정도 기본원칙이야 가볍게 무시해 주는건가?
은행들이 스스로 정신차리기는 힘든 것 같고, 어제 강사 선생님의 우려대로 정부가 디노미네이션을 강행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예금이 있는 국민들이 은행에서 돈을 다 인출하는 노력이 현실적으로 적합한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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