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디스트릭트 나인 | 1 ARTICLE FOUND

  1. 2009.10.26 20091027 - 디스트릭트 나인 4

을 보다가 빵 터졌다. 사실 중간까지는 다큐식으로 들고 찍은데다가 구성적으로도 평범해서 재미를 못 느꼈는데, 외계인 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 주인공 아저씨가(만화 'Arms'가 생각났다.) 자신의 전 직장으로 중요 물건을 구하러 간 장면에서, 외계인 친구와 함께 등장했기 때문이다. 컷으로는 나이지리아 갱단에 혈혈단신으로 들어간 주인공이 외계인 무기를 입수하고 다음 컷에 건물 입구에 외계인 무기가 발사되는 장면이 나오고 다음컷에 외계인 아저씨와 함께 건물로 침입한다. 건물 잠입때 외계인 아저씨가 함께 등장하는 바람에 정말 빵 터졌다.

평론가들이 참 좋아할만하다 싶었다. 80-90년대 헐리우드 영화의 공식에는 영웅은 백인 영웅의 보조자는 흑인이다. 라는 것이 있는데(물론 '토탈리콜'의 흑인 아저씨는 결국에는 악당이었지만) 이 영화에서는 백인 영웅이 영웅 같지도 않은데다가 그 보조자가 흑인도 아니고 외계인이다. 게다가 주인공의 흑인 동료는 마지막에 주인공이 억울한 누명을 썼다는 사실을 폭로하는 역할을 맡는다. 백인 영웅이 두 개의 유색 인종에게 도움을 받는것이다. 외계인의 이름이 크리스토퍼(콜럼버스)라는 점도 의미 심장하다.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에게는 콜럼버스가 외계인이었겠지.

주인공 아저씨는 팔이 외계인으로 변한데 이어서('암스'의 변형으로 해 두자) '패트레이버'에 나왔던 것 같은(어쩌면 에반게리온이나 태권브이.....) 외계 무기에 탑승해서 전투를 벌인다. 이런 짬뽕적인 요소들이 꽤나 즐거웠다.

아저씨가 부인에게 고철로 만든 꽃을 선물하고 고물 더미 위에서 다시 고철 꽃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장면에서는 '이바'에게 사랑 고백을 하는 '월E'가 떠올랐다.

영화 오랜만이었는데, 재미있었다.

외계인이 약자라는 설정 자체가 훌륭했다.
이 땅에 약자들이 너무나 많이 때문에 좋은 은유다.
정작 이 땅의 수 많은 난민들 중에 이 영화를 보고 즐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는 사실이 말이 좀 안된다.

영화를 너무 깊게 생각하면 안 좋다.

매트릭스랑은 다른 의미로 혁명을 생각나게 하는 좋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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