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녹색평론 | 1 ARTICLE FOUND

  1. 2009.10.18 20091018 - 주말에 쉬었다.

 토요일에 출근을 안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주 5일제의 생활로 주말을 맞이했다. 토요일에는 티비에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보면서 기타연습을 했다. 중간중간 밥을 먹었다. 읽던 소설도 마저 읽었다. 뭔가 평화로웠다. 주말이라고 일 걱정 없이 마음 편하게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보낸게 참 오랜만이구나 싶었다. 오늘 일요일에는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을 티비로 보고 흔히들 하는 주말 데이트를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정담을 나누고 그 사람 앞에서 기타로 연습한 곡도 쳤다. 뭔가 평화로웠다. 그야말로 보통이라는 말로만 표현할 수 있는 보통의 주말이었다.

 데이트를 마치고 집에 오는 지하철에서 녹색평론을 읽었다. 오랜만이다.

 좀더 풍요롭고, 안락한 삶을 누리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 그 자체는 나무랄 데가 없다. 일반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일수록 부유해지고 싶다는 욕망이 크다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풍요로운 생활은 빈자(貧者)의 이상"(한나 이렌트)이라는 말에는 반박하기 어려운 진실이 담겨 있다. 더욱이 억압적 체제 하에서 오랫동안 소외된 노동에 종사해온 노동자들에게는 차원이 다른 노동형태를 상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지 모른다. 따라서 그들의 현실적 욕망은 간소한 생활이 아니라, 부자들처럼 유복한 생활을 누리는 것이 되기 쉽다. -민주주의를 위하여(김종철)- 중에서

 내가 보낸 주말은 간소하기도 한 것이었지만 유복한 것이기도 했고, 내 보통의 주말에서 '보통'은 간소한 쪽보다는 유복한 쪽에 가까웠다. 누가 얼마전에 싫어하는 게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나한테 얘기해서 "가난이 싫다고" 똑 부러지게 얘기한 적 있었는데, 기가 막힌 매치다.

 이어서 '두바이 - 노예제 위에 세워진 신기루'란 르뽀 글을 읽다가 마음속이 폭발했다.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 대한 고민이 당분간 계속 될 것 같다.
 나는 신기루를 세우는 노예가 되기는 싫다.

 영화판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친구 하나는 강을 건너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강인줄 알았던 것이 알고보니 바다였고 돌아갈까 뒤를 돌아보니 육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 얘기도 생각났다.
 
  결국은 쓸쓸한 주말이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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