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강철군화 | 1 ARTICLE FOUND

  1. 2009.03.17 20090317 - 여러가지

지난 일요일에 고구미, 창후랑 기분 좋게 마셨다. 깔끔하게 헤어지고(정확하진 않음!!) 집에 돌아오는 길에 여기저기 전화를 했던 모양이다. 건영이에게는 딸 낳은 것 축하한다고 했을 것 같고, 남현군에게는 나 이제 곧 떠나네.. 라는 애기를 했을 듯 한데.. 아무튼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기 때문에 '어제는 너무 취해서, 미안!'이란 문자를 날렸다. 사실은 딱히 많이 그다지 별로 미안하지도 않은데, 미안하다는 문자를 보냈다. 지후에게 주정부렸다는 얘기를 듣고 미안하기도 하고 주정의 내용이 그녀에게도 기분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아서 내심 기쁘기도 했다.

고이고이 묵혀 두었던 잭 런던의 '강철군화'를 지난주에 읽었다. 마르크스의 젊은 시절을 생각하면서 만들어 낸 인물이 아닌가 싶은 주인공 남자와 그의 아내가 과두지배체제에 대항해서 사회주의 혁명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아내의 일기를 통해 돌아보는 내용이다. 파시즘에 대한 두려움이 다시 한 번 몰아쳤고 프롤레타리아의 정의를 알게됐다.

잭런던은 20세기 초를 과두지배체제로 생각하고 소설을 썼던 거라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그게 미련할 정도로 심화되었다. 신형철 대법관 사건도 신씨 아저씨가 자신(의 권력)을 과두지배체제을 구성하는 한 축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인 것 같다. 며칠전에 기업의 임금삭감을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에 대한 뉴스를 보다가 아버지에게 짜증을 냈었는데, 나라가 있고 기업이 있는거지 기업이 있고 나라가 있는게 아니라는 아버지의 발언 때문이었다. 나는 기업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거라고 아버지에게 반박했지만 나라의 정치 권력과 다국적 기업이 한통속이 되고 사법부가 더해지면 그것이 과두지배체제가 되는게 아닐까? 얼마전에 TV에서 멕시코 혁명을 약간은 해악적으로 다룬 '석양의 갱들'을 봤는데, 내 두려움은 지금의 인간 세상이 혁명과 변화의 시도 보다는 현체제의 악마적인 고착화를 방치하는 쪽으로 나갈 것 같다는 점이다.

고구미 군이 1000명씩 모여사는 단위를 이야기했는데, 내가 그렇게는 힘들것 같다고 대꾸를 했다. 술이 깨고 생각해 보니 불과 몇 년전에 내가 고구미군에게 그런식의 얘기를 들떠서 한 적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나약해 진걸까?  

프롤레타리아. Proletariat. 원래는 어원이 라틴어의 Proletarii에서 나온 것. 이 이름은 세르비우스 툴리우스의 인구조사 때 국가에 대한 가치가 오직 자손들(proles)을 기르는 자로서 밖에는 없는 사람들에게 붙여졌다. 즉 다시 말하면, 부나 지위, 특별한 능력 면에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을 의미했다. 

-> 21세기의 과학은 인공적으로 정치가 아버지와 의사 어머니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자손들을 탄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21세기의 프롤레타리아는 로마제국 때의 그것 보다도 못한 숨만 쉬는 빚쟁이들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또 한 번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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