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때

20140105 - 음

마그리군 2014. 1. 5. 11:30
14년이다. 여전히 삶에 대한 긍정과 부정이 하루에도 몇 번씩 오락가락 한다.

아침에 포비 줄 엉킨 것 풀어주다가 포비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내가 알고 있던 그 얼굴이 아니다. 이 녀석은 어려서부터 나랑 함께했는데 어째서 내 머릿속에 있는 모습이 아닌걸까? 동네 닭을 잡아 먹어서? 아니다. 내가 내 마음대로 보기 때문이다. 인간의 눈을 믿을 수 없다.

엄마를 떠올려봤다. 엄마 얼굴이 가물가물하다. 얼굴이 가물가물해도 나는 엄마를 알아본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또는 눈이 외피만 보는 것은 아니다. 내가 보는 것에 오감과 내가 품고 있는 감정까지 더해져서 엄마를 본다.

지금 내 옆에 앉아 있는 아내를 본다. 물끄러미 본다. 귓밥이 보인다. 나는 내 아내의 실물을 보고 있는걸까?

세상에 정확한 것이란 없는듯하다. 정확한 것이 없으니 정답도 없다. 헌데 다들 정답이 없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자기가 정답이라고만 한다.

올해가 모든것을 내 맘대로만 바라보지 않는 원년이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