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때

20131215 - 나비효과, 치과

마그리군 2013. 12. 15. 19:39
다니엘이 놀러 오면서 마이쮸를 사왔고 망고가 마이쮸 한 알을 미친듯이 갖고 놀았고 나는 그 마이쮸를 뺐어 먹다가 오래전에 씌운 금니가 빠졌다.

그래서 치과에 다녀왔다. 화곡동에는 내가 어른 무릎만할 때부터 다닌 단골 치과가 있다. 나이 먹으면서 치과에 가는 횟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선생님은 내 어린시절부터 피아노 모서리에 부딪쳐서 앞니 세 개가 날아갔던 십년전 내 모습까지를 다 보셨다. 어릴적에 내 동생은 입안을 들여다보던 거울을 깨물어서 깨뜨리기도 했더랬다. 화곡 1동 김정식 치과다.

김정식 선생님이 좋은 이유는 비용이 많이 둘어가는 임플란트나 금니를 권하지 않고 가능하면 치료를 해 준다는 것이다. 그래선지 90년대 초반까지는 치과 문 열기 한 시간 전부터 기다려야 오후 첫 번째 손님으로 예약할 수 있을 정도로 호황이었다. 지금은 예전보다 동네에 치과도 많이 생겼고 임플란트 할 비용 정도는 많이들 갖고 있기 때문인지 기다리는 일 없이 바로 치료가 가능하다.

나는 세월이 무상하다고 느끼는데, 선생님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덤덤하시다. 조선일보랑 월간 조선 보는 것도 여전하시고. ㅋ

선생님은 입을 벌리고 누운 나에게 엄마의 안부와 - 내 이빨이 외가 유전이라 엄마도 충치가 많다. - 내 직업, 결혼 여부 등을 물으시더니 기왕 농사 짓는 거니까 특수한 걸 하는 게 좋겠다. 섬에 들어가서 사는 아내가 참 대단하다는 얘기를 하셨다.

선생님, 말씀 감사합니다. 어려서부터 제 이 치료해 주신것도 감사합니다. 저는 행복할테니 선생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셔요. 다음번에 이 아플때도 선생님한테 치료 받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