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카세트테잎 리뷰

신해철 2집 - myself

마그리군 2025. 3. 11. 09:27

 91년 2집이다. 명반이다. 앨범 타이틀대로 혼자 다 한 걸로 알려져 있다.(믹싱을 혼자 했다고 어디서 읽었다.)

 중학생 때 친구 누나들이 신해철을 참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고등학생이 되니까 신해철은 많은 남자들의 우상 같은 존재가 되어 있었다. 내가 이 앨범을 온전하게 들은 건 94년 이후다.

 <더 그레이티스트 비기닝>에서 <재즈카페>로 이어지는 앨범 시작이 참 좋다. <재즈카페>는 가사 시작이 충격이었지. '위스키 브랜디 블루진 하이힐...' 재즈 카페라는 개념도 생소하던 시절에 신해철은 이런 곡을 만들었네. 구석자리에 숙녀가 보낸 마지막 메모는 신청곡인가? 데이트 신청인가?

 <다시 비가 내리네> 내 최애곡이다. '맨발로 흙장난하던 그때의 골목길에 컴퓨터 게임기를 손에 든 아이 하나 지나가네' 컴퓨터 게임기를 든 아이가 신해철 본인 어린날의 투영인가?

 <나에게 쓰는 편지> 중간에 랩을 친구들이 참 좋아했다. '전망좋은 직장 가족 안에서의 안정 은행 구좌의 잔고액수' 가 신해철이 24살이던 시절부터 34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모든 가치의 척도다.

 앨범 전곡이 다 좋네.

 <50년 후의 내 모습>은 음악 성향이 넥스트 1집을 향하고 있다. <턴 오프 더 티비>랑 비슷하네.

 <길 위에서>는 넥스트 2집 <드리머>로 이어지는 느낌이다.

 이후의 신해철 음악과 앨범의 틀을 잡아준 앨범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