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2집(노을 그리고 나 발레리나 - 걸)
테잎 표지에 90년 9월 제작이라 적혀있다. A면이 하광훈 곡들로 채워져 있는데, 당시 최고 작곡가 곡들을 A면에 채우자는 소속사의 전략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앨범 타이틀에 A B면 첫 곡 제목을 넣었다. 이 또한 발라드 한 곡, 빠른 곡 한 곡을 동시에 미는 그 시절의 프로모션 전략이겠지.
<노을, 그리고 나>는 변진섭 3집에 <미워서 미워질때> 처럼 너무 딥한 하광훈 표 발라드라 변진섭의 곡들처럼 메가 히트를 하진 못한 것 같다. - 방송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걸 보지 못함 -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는 훗날 고등학생이 된 내가 정말 좋아했던 곡인데, 이승철 표절의 흑역사로 남았다.
이 앨범에 유정연 곡이 세 곡 있다. <발레리나 걸>은 크게 관심 없던 곡이었는데, 20대 중반에 서울에서 생에 처음 탄 총알 택시에서 나 보다 몇 살 안 많아 보이는 기사가 빠르게 편곡된 버전(나이트 리믹스같았음)을 틀어주는 바람에 훗날 즐겨듣게 됐다. 지금 앨범 버전을 들어도 총알택시 버전의 빠른 bpm이 떠오른다. 이승철 공연을 본 적은 없는데, 초창기의 라이브 실황 앨범을 들어보면 마이클 잭슨의 영향을 많이 받았나? 생각하게 되는데 <발레리나 걸>은 곡 자체도 뭔가 마이클 잭슨 풍이네. <이 순간을 언제까지나>는 라이브 앨범 버전으로 듣는게 확실히 더 신나고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은 그댈 아직도 사랑하나봐 어린 아이 두 팔 벌린 만큼' 으로 끝나는 <얼만큼>까지 세 곡 다 명곡이다.
박광현, 도윤경 콤비의 곡도 두 곡 있는데(<풍경화 속의 거리> <그대가 나에게>) 앨범에서 가장 쎄게 부른 두 곡이다.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부분에서 테잎 늘어진 소리가 많이 났다. 아내는 관리 부실이라 했지만 많이 듣기도 했고 35년 전 테잎이니까 당연하겠지.
이승철 1집은 소속사에서 발라드 가수로 밀려고 했던 느낌이 강한데, 1집 파트2에서 <소녀시대>가 완전 히트해서인지 이 앨범엔 중간중간 템포가 있는 곡들이 들어갔다. 앨범을 통으로 들을 때는 중간중간 빠른곡이 있는 쪽이 주구장창 발라드보다는 덜 지루하다. 앨범 전체에 버릴 곡이 없고 히트 앨범의 어떤 표준 공식에 맞춰서 만든 앨범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 변진섭의 2집처럼 -
1990년은 가요톱텐과 가요무대로만 음악을 접하던 나이라 이승철이라는 가수를 알긴 했는데, 이 앨범은 95년에 고등학생이 되서 듣게 됐다.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풍경화 속의 거리> 가사가 다 기억나서 좀 놀랐다.
<발레리나 걸> 오리지날 버전을 유튜브에서 한 번 더 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