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9/07/17 | 1 ARTICLE FOUND

  1. 2019.07.17 20190717 - 어쩌다 하나씩

나무​

​오후 네 시
산에서 길을 잃었다
이대로는 죽는다는 생각에
몇 번을 넘어지며 산을 내려왔다
등산로 표지판을 발견하고 나서야
땀을 닦고 숨을 돌렸다
고개를 들자 나무가 있었다
내게 말을 거는 얼굴을 하고 서 있는 나무
눈 코 잎도 없으면서 사람 얼굴을 하고 있는 나무
나무도 나도 서로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가만히 나무를 안았다
그날의 냄새가 났고
그리운 이름이 떠올랐다
잘 있으란 말을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세상으로 돌아왔다
산에서 길을 잃은 날
입을 다물고 말을 거는 나무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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