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09 - 스킬

그때그때 2012. 10. 10. 00:00

달빛조각사를 읽었다. 16권까지 읽었다. 삼십분이면 한 권을 읽는다. 결국 주인공이 잘 된다는 얘기일 것 같아서 그만 읽기로 했다.

읽으면서 한 생각

- 주인공 이현은 현실에서도 게임에서도 능력자다. 이런 설정이 이 소설이 인기 있는 원인 중에 하나는 될 것이다. 사람들은 항상 능력자를 원한다. 사람들은 현실에 없는 능력자를 여러 장르의 작품들을 통해 경험하며 쾌감을 느낀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 그런 능력자가 있다면 대중들은 시기와 질투를 느끼고 그의 명성을 떨어뜨리기 위한 꼬투리 잡기와 없애기 위한 음모를 꾸미는 데 집중할 것이다.

- 온라인 게임의 노가다를 텍스트로 읽으면 재미있다. 30시간의 노가다조차 단 한 문장으로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예 : 그는 30시간 동안 리치만을 미친듯이 때려잡고 두 개의 레벨을 올렸다.

- 생활 스킬은 중요하다. 허공에의 질주에서 리버 피닉스는 요리 수업을 듣는다. 떠돌아 다니는 도망자의 삶에서 요리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요리뿐 아니라 바느질, 낚시, 씨뿌리기, 밭매기 등 손재주와 끈기가 필요한 스킬 포인트를 높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생활 스킬 외에도 기타 치며 노래 부르기와 같은 잡스러운 스킬도 갈고 닦아두면 다 쓸모가 있다. 헌데 요즘 나는 전국의 아파트를 돌아다면서 불량난 벽지에 주사기로 약품 쏘는 일을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아무 스킬도 늘지 않고 인내 스탯만 점점 줄어든다.

 그래서,

 앞으로의 내 목표는 게임에서가 아니라 현실에서 각종 생활 스킬을 가다듬고, 기타 치고 노래하기와 글쓰기 스킬의 포인트도 올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 투자 즉, 노가다가 필요하다. 이 포스팅은 글쓰기 스킬 포인트를 올리기 위한 노가다성 포스팅이다.

힘 쓰는 것 말고 섬세함이 필요한 일들도 곧잘 하는 사람이 되야겠다. 난 꾸준한 건 자신 있는 편이니까 꾸준히 하다보면 잘 되겠지. 악착같이 살(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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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방은 볼음도에서 북한땅을 바라보며 망둥이 낚시를 하고 있는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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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가 생겼다. 동생이 줬다. 명의는 그대로 두고 보험만 가족보험으로 바꿨다. 내 명의로 승용차를 소유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잘됐다. 동생 회사에서 영업을 하는 동생에게 렌트카를 준 덕분이다. 차가 생기니까 탈 일이 많이 생겼다. 지난주에는 새벽에 출근한 날이 많아서 자전거 출퇴근은 하루만 하고 나머지는 차로 출퇴근했다. 지난 금요일은 연휴의 시작이라 일찍 끝났다. 오전에 비가 내리고 난 후라 오후 햇살이 무척 좋았다. 아내의 요청으로 강화 해안도로를 달렸다. 갯벌이 좋은 빛을 받고 반짝 거렸다. 강화도는 좋은곳이구나. 생각했다. 1박 2일로 볼음도에 다녀왔다. 자동차가 있으니까 새벽부터 나가서 버스를 두 번 갈아타는 고생 없이 외포리까지 쉽게 갈 수 있었다. 자동차는 이렇게 편리하지만 너무 익숙해지지 말아야지. 생각한다.

 

 결혼 후 첫 명절이었다. 나야 우리집에 가는 것이니까 크게 신경 안 쓰지만 아내는 여러가지로 신경이 많이 쓰였을 것이다. 1박 2일 일정으로 무사히 첫 명절을 났다. 자동차가 있으니까 15분 걸어나가서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렸다가 지하철을 타고 다시 버스를 타고 신월동 집에 가는 대신 40분 만에 한 방에 갔다. 편리하지만 익숙해지지 말아야지와 비슷한 맥락으로 돈도 있으니까(많이 있는 건 아니다.) 자꾸 쓸 일이 생긴다. 광주에서 종자기능사 실기시험, 명절에 엄마에게 차롓상 준비비용 드리기, 내 생일에 장인어른과 식사(개포동의 송백 횟집, 정말 맛있었다. 원츄!!), 힘든 공장일에 지친 내 몸을 위해서 박카스와 술과 담배 구입, 만두도 사먹었고, 통닭도 두 번 사 먹었다. 주로 먹는 일에 돈을 쓰고 있다. 그 외에 영일군이 자동차 엔진오일 갈아주고 브레이크 라이닝도 새걸로 바꿔줬다. 원가보다 덜 받았을 수도 있는데(떙큐 ^^;), 여튼 그것도 돈이 든다. 버는 동안은 쿨하게 쓰는 것도 괜찮겠지. 생각한다. 

 

 공장에서 3일부터 출근하라고 했는데, 일이 있다고 하고 출근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볼음도에 갈 수 있었다. 직장에서 하루 더 버는 것 보다는 나와 지후의 미래가 아주아주 많이 중요하다. 볼음도에서는 망둥이 낚시, 소라 채집, 게 잡기 등을 했다. 앞으로 생활이 될 것이기 때문에 어디 체험 온 사람들마냥 신나게 하지는 않았다. 망둥어랑 황복 회, 그 둘을 말려서 찐 것 등을 얻어 먹었다. 올해는 정말 진기한 것을 많이 먹는다. 이번에 볼음도에 간 것은 내년에 살게 될 집 구경을 아내와 함께 하고 앞으로 어떻게 집수선 및 정리를 할까.를 구상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다른 손님들도 오시는 바람에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아내가 동네분들을 많이 만났고, 앞으로 볼음도에서 잘 살아보겠다는 우리 부부의 결심을 동네 어른들이 확실히 알게 됐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1박이었다. 오늘은 출입통제 구역에 들어가서 소라 채집, 게 잡기를 했는데 - 볼음도는 북한이랑 가까워서 군인들도 많고 갯살림을 통제하는 구역도 있다. - 풍경이 아름다웠다. 파릿파릿한 하늘도 아니고 구름도 흐리멍덩한데, 그 반영이 물이 빠진 바다에 흐리멍덩하게 비쳤다. 약간 티티카카 같은 느낌이 났다. 다음에 또 가면 더 잘 찍어보고 싶다. 결국 훈련중인 군인들에게 들켜서 쫒겨나듯 뻘에서 나왔다.

 

 앞으로 생활이 되겠지. 농사와 갯살림이 내 생활이 되겠지.

 

 '캄피오네'란 애니랑 라이트 노벨이 있는데, 둘 다 재미있다. 능력자를 다룬 이야기인데, 소재가 신선하다. 여전히 신선한 소재의 능력자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참 놀랍다.

 

 짤방은 볕 좋은날 강화 해안도로에서 찍은 것과 오늘 볼음도에서 찍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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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음도에 다녀왔다. 지후랑 다녀왔다. 아침배로 갔다가 오훗배로 나왔다. 문학현 선생님이 오후에 숭어 잡으러 가자고 하셨지만 지후의 첫 방문이고 일박이 일정에 없었기 때문에 2시배로 나왔다.

당나귀 아줌마가 점심으로 비빔국수를 해주셨다. 지후가 당나귀 아줌마네 집 자리를 좋아했다. 집이란 건 역시나 문을 열었을 때 탁 트인맛이 있어야 한다. 당나귀 아줌마네는 고양이 새끼가 두 마리 있었다. 귀여웠다. 어린것들은 모두 귀엽다.

어떻게 할까? 를 얘기했다. 부부가 미래를 얘기하는 순간은 어떤 엄숙함과 신성함, 불안과 희망이 함께하는 기묘한 시간이다. 2차, 3차, 4차, 5차, •••••• 회의를 거쳐서 신중하게 결정할 일이다.

다음엔 자고 오자. ㅇ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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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음도에 또 다녀왔다. 오며가며 배에서 갈매기를 찍는다. 관광객들은 그들에게 새우깡을 준다.

 볼음도에서 쑥을 베는데, 커다란 개구리가 나왔다. 오형단 선생님 曰 "이 분이 전생에........" 오형단 선생님은 개구리에게도 이 분이라고 하시는 분이다. 좋은 분이다.

 오늘 오후에 김포에서 아주 중요한 약속이 있었는데, 안개 때문에 새벽배가 못 떴다. 결국 전화에서 약속을 미뤘다.

 섬의 삶이란 그런것이다. 상을 당해도 배가 못 뜨면 나가지 못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 봤다. 나쁘지 않다.

 

 

  볼음도를 대표하는 것은 해산물이 아니라 논이다.

  배 뒤를 따라붙는 갈매기들은 사람을 좋아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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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쑥밭 무농약 인증 때문에 품관원 직원들과 볼음도에 다녀왔다. 밭 모양이 엉망이라 좀 부끄러웠다. 얼핏 보면 그냥 묵혀두고 있는 밭으로 보인다. ㅡ.ㅡ;

 이번에도 9시 배로 들어갔다가 2시배로 나왔다.

 볼음도에는 식당이 없다. 오늘도 점심을 얻어 먹었다. 감사합니다!

 동네 어르신들이 볼음도의 명물인 '800년 은행나무'를 구경시켜 주셨다. 나한테는 장가가기 전에 나무 한 번 만지고 가라고 농담을 하셨다. '일우는 ~~`'이라고 이름을 불러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여태껏 하얀 민들레만 토종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란 것을 알았다. '조선 민들레'라고 부르셨다. 정감이 가는 이름이다.

 볼음도 뿐 아니라 강화에는 봄이 왔다. 언제 겨울이었냐는 듯이 곳곳이 푸르다. 기분 좋은 일이다. 어딘가 황량했던 집 주변에도 복숭아꽃, 사과꽃, 앵두꽃이 피었다.

 이런 좋은 시절에 또 혼자라서 섭섭한 마음이 있다.

 그렇지만 뭐~~~~ 

 

 <800년 은행나무> 실제로 보면 1,000년 넘게 살았다고 해도 거짓말이 아닐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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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로만 듣던 볼음도에 다녀왔다. 과연 소문대로다. 작은 섬에 논이 엄청 넓다. 잠깐 본 것 뿐이지만 벼농사에 어떤 확실한 체계가 있는 곳임을 느꼈다. 그곳에서의 미래를 떠올려봤다. 모두 내가 할 나름이다.

 9시 배로 들어갔다가 2시 배로 나왔다. 다음에는 하룻밤 자고 와야겠다.

 아침에는 배멀미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돌아올 때는 배에 타자마자 해병대 아저씨들과 함께 덜렁 누웠다. 어제는 날이 더워서 누군가가 선실의 문과 창문을 다 열어뒀다. 누워있는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니 기분이 좋았다. 눈을 감았다. 그대로 시간이 멈춰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가끔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틀어놓고 잠든다. 쿨한 마음가짐을 갖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팟캐스트다. 만날 그 얘기가 그 얘기지만 만날 듣는 그 얘기가 만날 쿨해지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족한 것이다.

 

 

짤방은 돌아오는 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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