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7/06/22 | 1 ARTICLE FOUND

  1. 2017.06.22 20170622 - 어쩌다 하나씩

배탈


크릴새우가 플랑크톤을 먹고
정어리가 크릴새우를 먹고
백상아리랑 범고래가 정어리를 먹고
인간은 정어리 통조림과 상어 지느러미와 고래 내장을 먹는다

지렁이가 흙을 먹고
잠자리가 모기를 먹고
닭이 지렁이랑 잠자리를 먹고
개가 닭을 잡아 먹고
인간은 닭개장도 개장국도 먹는다

결국 인간이 인간을 먹는다
더 배고픈 인간이 덜 배고픈 인간을 먹는다
사실은 배부른 인간이 배고픈 인간을 먹는다
합법적으로도 불법적으로도 먹는다

그래야 인간이라고
그게 인간이라고
새우 뱃속의 플랑크톤이
지렁이처럼 길게 까무러친다

이 지극한 순환에
배고픈 나는 배탈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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