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7/06/02 | 2 ARTICLE FOUND

  1. 2017.06.02 20170602 - 어쩌다 하나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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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

누군가 죽었다고 하면
이상하게도 장례식장에 가고 싶다
절을 하고 사진 앞에 두 손을 모으며
얼굴도 모르던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고
생을 살아내고 죽음을 마주한 경이를 느끼고
고깃국 한 그릇과 소주 한 잔으로 살아 있다는 비릿함을 비워 내고 싶다
도떼기 시장 같은 웅성거림 속에서
오늘도 이만큼이나 살아남았다고
그 중에 나도 있다고
기다릴 것 없다고
먼저 떠난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AND

평생
 

하루가 지나가는 게 별 거 아니라는 걸 아는데 40년
담배까지 피우며 심각하게 살 필요 없다는 걸 아는데 20년
내 모든 말과 행동이 외롭기 때문이라는 걸
외로움이 병이란 걸 아는데 20년
당신이 내 운명이라는 걸 아는데 40년 걸렸다

그런 당신과 헤어지는데 하루 걸렸다

이렇게,

하루가 지나가는 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아는데 평생 걸렸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