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6/08/01 | 3 ARTICLE F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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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


우리가 먹은 술안주
우리가 했던 말
우리가 불렀던 노래
그런것들은 이미
새벽과 함께 이슬이 되었다
우리가 마신 술만이
뱃속에서 춤을 춘다
해장국 앞에서 꾸벅꾸벅 조는 친구여
둘이서 소주 한병 마시기가 버거워도
마저 비우고 일어나자
이 마지막 한 잔이
마음 깊은 곳 은밀하게 남은 균을
소독약처럼 씻어줄테니
술이 깨고 나면
티 없는 마음으로 살자
살자 살자 다시 살자
AND

붉은


기본 안주로 나온
멸치는 고추장에
소세지는 케첩에
찍어 먹는다
꽃게탕이 등장하고
게 껍질이 국물 속에서 붉게 빛난다
하아,
소맥 한 잔을 원샷하고
그녀의 붉은 입술로 흐르는 탄성
붉은 것들이 나를 홀리는 밤
뼛속까지 붉게 타오르는 욕망
시들지 않는 붉은 여름밤
AND

이해


이해한단 말로
이해할 수 없던 당신을

눈을 마주치는 일로
손끝을 맞대는 일로
손을 잡고 함께 걷는 일로
그대로 뒤엉켜 하나되는 일로
우리만으로 한 공간을 가득 채우는 일로
그때, 서로의 엇갈리는 숨소리를 깨닫는 일로

이해한단 말이 없어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