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6/06/29 | 1 ARTICLE FOUND

  1. 2016.06.29 20160629 - 어쩌다 하나씩

연리목


마을 입구 길나들이 양쪽 끝에
나무 두 그루 나란히 살았네
사람들은 그 나무 아래 모여서 소원을 빌었네
어느해 봄, 거센 바람이 지나간 다음날
한 나무가 죽었네
사람들은 흉조라며 혀를 찼네
죽은 나무는 산 나무에게 몸을 기댔고
산 나무는 죽은 나무를 품고 울었네
깊은 곳으로부터의 진한 울림으로 가지가 흔들리고 잎이 떨었네
사람들은 나무가 나무 때문에 우는 것 또한 흉조라 했네
한 겨울, 진이 다 빠지고 앙상해 지고서야 산 나무는 눈물을 거두었네
이듬해 봄, 죽었던 나무에서 새 잎이 돋았네
기대었던 두 몸이 하나가 되었네
그제서야 사람들은 길조라 했네
사람들은 나무 아래 모여 신에게 바치는 춤을 추었네
이제 두 나무는 세상의 끝을 함께 기다리네
두려울 것도 더 바라는 것도 없네
사람들은 이것을 사랑이라 부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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