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6/06/20 | 2 ARTICLE FOUND

  1. 2016.06.20 20160620 - 어쩌다 하나씩
  2. 2016.06.20 20160620 - 어쩌다 하나씩

삶은 계속 이어지고


새벽 다섯시에 눈을 뜨고
여섯시에 민방위 훈련에 참석하고
일곱시에 출근길에 오르고
이내 자동차가 퍼지고
긴급출동을 불러서 차를 견인하고
직장에선 연차를 쓰기로 하고
집에 와서 김치 볶음밥을 만들고
2인분은 족히 먹고도
배가 고프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아내 심부름으로 은행에 다녀오고
일이 잘못되서 다시 다녀오고
차 수리에 3일 걸린다는 전화를 받고
낮잠을 잘래도 마음이 편하질 않고
불편한 담배를 피우고
점심을 거른 것이 떠오르고
내일 출근할 것을 생각하고
불편한 담배를 한 대 더 피우고
배가 고프다

밥을 안치고
된장찌개를 준비하고
아내의 퇴근을 기다리고
계속 배가 고프고
불편한 낮잠을 자고 일어나도
저녁으로 가는 시간이 더디고
집에 오는 사람을 마중나가고
함께 밥을 먹고
오늘 있었던 일들을 떠들고
동네 골목길을 한 바퀴 돌고
밤은 한복판으로 향하고
비틀거리는 사람들이 무섭고
편의점에서 김밥을 사 먹고도
배가 고프다

삶은 계속 이어지고
배가 고프다
AND

생각하지 말자


2016년 토마토 케첩 500g 1500원
토마토보다 싼 가공식품의 신세한탄

1966년 짜장면 60그릇 1500원
2016년 짜장면 한 그릇 4500원

180배 오른 짜장면 가격과
18소리가 절로 나오는 삶

2066년에도 토마토 케첩과 짜장면이 있을까
값어치란 말이 값어치를 할까

100년을 살 것도 아니니
50년 후 1500원은 생각하지 말자

하늘과 정반대의 일기예보가 대수롭지 않은 세상이니
퍼져버린 자동차와 식어버린 사랑 같은 건 생각하지 말자

케첩에 버무린 싸구려 파스타를 먹는 가난한 젊음과
한 그릇 2000원 짜리 짜장면을 만드는 중국집 주인의 어긋난 시대정신도

생각하지 말자
생각하지 말자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