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5/08/28 | 1 ARTICLE FOUND

  1. 2015.08.28 20150828 - 출장 중 생각

 4박 5일간 출장 다녀왔다. 일용직이 출장이라니, 좀 웃긴다. 봉화, 영주, 예천 문경, 상주, 구미, 대구, 의성, 성주, 경주, 포항을 다녔다. 운전 하느라 피곤했는데, 무사고로 돌아와서 기쁘다. 경주에서 삽당령으로 돌아올 때, 7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왔다. 올라오는 내내 국도변 곳곳에 있는 삶에 대해서 생각했다.

 경북 지역을 돌면서도 마찬가지였다. 읍내에 들어서면서 하나 둘씩 간판들이 보이기 시작하면 이 사람들은 다 뭐 해서 먹고 살까, 생각했다. 봉화 춘양의 골짜기에 예쁘게 가꿔진 밭들을 보면서 이 밭 주인들은 다 뭐 해서 먹고 살까, 생각했다. 얼마전에 <위로 공단>을 봤는데 그때도 같은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나는 뭐 해서 먹고 살고 있나, 생각했다. 이내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처량하고 슬퍼졌다. 요즘 아내가 느끼는 무력감도 이와 비슷한 것이리라.

 점점 몸이 편해지는 (마음은 불편해지더라도) 물질적인 풍요를 조금만 벗어날 수 있으면 나도 위로 공단의 그녀들도 약간의 농사로 먹고는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볼음도에서 거의 근처까지 갔었는데, 아쉽게 됐다. 농사를 조금만 짓더라도 확실한 내 땅이 있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결국 땅이라는 물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아직 젊으니까 내 땅을 조금 갖고 싶은 지금의 마음도 괜찮다고 자체 위로한다.

그건 그거고,

어째서 당신은 골프를 치는가?
그러는 당신은 왜 치지 않는가?

당신은 어째서 (만든이의 정성을 무시하고) 식당에서 밥을 남기는가?
그러는 당신은 왜 반찬그릇까지 깨끗히 비우는가?

당신은 왜 설악산 케이블카에 찬성하나?
그러는 당신은 왜 반대하나?

세상은 서로 정반대를 지지하는 이유들 간의 충돌이다. 이것은 어쩔 수 없다. 반대에게 설득 당하거나 설득 당하지 않을 뿐이다.

헌데,

어째서 다른 사람들의 삶을 힘들게 하는가?
그러는 당신은 그러지 않는가?
어째서 당신은 다른(어려운) 사람들을 돕는가?

는 이유의 충돌과는 다른 문제다. 자신의 이유로 남의 삶을 힘들게 하지 마라.

좀 더 생각을 확장하면 이것도 매 한 가진가?

출장 가서 이런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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