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5/08/26 | 1 ARTICLE FOUND

  1. 2015.08.26 20150826 - 어쩌다 하나씩

그리움 나무 2

점점 작아지기만 하던 아버지
결국은 재가 되었네
소원대로 강에 뿌렸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돌아오는 길
눈물만 강가에 스몄네
아버지 뿌린 자리에 꽃이 피었네
꽃잎이 강물 위로 덤덤하게 흘러갔네
덤덤하던 아버지를 닮았네
아버지의 씨앗인가
어린 막내 동생 같았네
꽃 피웠던 나무는 점점 자랐네
나보다 키가 큰 나무가 됐네
나는 점점 작아질 뿐이었네
해마다 아버지 뿌린 계절이면
나무위로 붉은꽃이 만발하고
나는 그 꽃잎들 다 흘러 내리도록
강가를 홀로 지켰네
이제 내가 흘러갈 시간이 왔고
나는 이렇게 대를 이었네
보고 싶은 사람도 없고
그리운 것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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