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5/07/23 | 1 ARTICLE FOUND

  1. 2015.07.23 20150723 - 어쩌다 하나씩

안개

당신에게 가는 길을 알고 있지만
안개속에서 길을 잃고 싶었습니다
삽당령 정상 해발 680미터
버들고개 정상 해발 620미터
강릉시와 정선군의 경계
그 중간 어디쯤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안개 속을 걷고 걷고 또 걷다가
안개가 걷히면 다시 길을 잃은 그 자리이길
다시 안개비 내리면
떠날 수 없는 몸이 안개와 하나 되어 길 위를 떠돌기를
그렇게 밤새 떠돌다가
아침 햇살에 부서져 영영 사라지기를 바랐습니다
당신과 헤어진 경계에서 쭉 머물다가
그렇게 사라지고 싶었습니다
당신에게 가는 길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안개속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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